행복을 사고 팔수 있게 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졌을까?
[1부] 행복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어
2029년 10월 23일
경기도 수원시 한 대학가 작은 원룸에 살고 있는 27세 강호.
아침에 일어나 유튜브를 보고 있다.
유튜브에서 한 광고가 틀어져있다.
"여러분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 여러분의 행복을 남들에게 판매하세요.
12월 1일까지 무료 시술을 통해 여러분은 최고의 행복 상인이 될수 있습니다!
늦지말고 홈페이지에서 신청 .... "
"요즘 사기꾼 놈들이 왜이렇게 많아..."
강호는 콧웃음을 치며 광고를 스킵하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섰다.
...
강호는 대학 병원에서 창고에서 물건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
먼저 와 박스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 용희가 거들먹 거리며 말을 걸어온다.
"강호님 강호님 ! 혹시 뉴스 보셨어요? 행복을 사고 팔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네요.
지금 선착순으로 신청하면 현금으로 천만원 보상도 준데서 저 바로 신청했어요!
무려 백.번.째 신청자 랍니다. 저 이제 곧 부자에요 흐흐"
강호는 별거 아니라는 듯 용희에게 말했다.
"용희님, 그거 다 사기 아니에요? 행복을 어떻게 팔아요.
이유없이 큰 돈 준다는 거 다 수상한 거라니까요.
그리고 돈은 정직하게 벌어야죠"
...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강호.
돈은 정직하게 벌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을 뱉긴 했으나 내심 용희의 말이 신경쓰인다.
알아보니 행복을 판다고 광고하는 기업인 LDOPA는 미국에서 해당 약물에 대해 FDA승인도 받았고
뉴스에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강호는 물어나 보자는 마음에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연결음이 울리고, 상담사가 반갑게 인사한다.
"반갑습니다. 행복을 나누는 엘도파 코퍼레이션 입니다. 어떤 도움을 드릴까요?"
강호는 직설적으로 상담사에게 물었다.
"아... 저... 행복을 팔 수 있다고 했는데.. 돈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상담사는 기대했던 질문이라는 듯 반기며 답변해주었다.
"네~ 행복 판매 보상에 대해 질문 주셨네요! 보상은 판매자 님의 추출되는 행복의 양에 따라 결정됩니다!
저희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한달에 삼백만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리고 12월 1일까지 무료 시술 이벤트 진행중에 있고, 선착순으로 진행하는 신청 보상도 받아가시도록
빠르게 신청하는 게 고객님께 완전 이득이십니다!! 간단한 신체 검사만 받고 바로.....(후략)"
한참동안이나 상담사의 설명을 듣다 정신을 차려보니, 강호는 행복 판매원 258번째 신청자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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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행복을 돈으로 살수 있다면 나는 팔겠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끝날 기미를 안보이는 취업 준비는 어느새 2년을 넘기려 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의미없는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관심도 없는 회사에 원서를 넣는 삶을 반복하다보니
행복한 것이 어떤 것인지 조차 잊어버린 듯 했다.
그러나, 오늘 나는 그 어느때 보다 기분이 좋다.
"행복하지 않은 나의 행복을 팔수 있다니!!! 불행한 나는 오늘에서야 행복을 팔아 행복해 질것이다. "
오전 11시, 강남역 10번출구로 나와 건물들이 빽빽한 길을 따라 걸어가다
LDOPA 건물 근처 한 카페에 들어가 반미 샌드위치를 따듯한 커피와 함게 먹었다.
카페에서 조금 쉬다 약속한 12시가 다 되어서야 LDOPA 건물 9층으로 올라갔다.
9층에 가니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복잡한 설명을 해주고 시술에 들어갔다.
그런데 분명히 간단한 시술이라 했는데,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 불안해졌지만 곧 받아드렸다.
"뭐 큰 문제 없겠지. 이미 몇 백명 넘게 받았다는데"
...
시술이 끝나고 나는 집으로 향했다.
행복 실시간 감지 센서와 작은 스테인레스 통 같은 것이 팔에 붙어 있다는 것 말고는
나에게 별다른 변화가 없는 듯 했다.
그러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은행 앱에서 알림이 울렸다.
"LDOPA 10,000,000원 입금"
선착순 보상이 벌써 들어왔다!
왼팔에 붙은 행복 센서가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사실 행복이라는 감정은 내가 느낄 새도 없이 통속으로 빠져나가고,
나는 행복을 못 느낀다는 것은 연구원의 설명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못느낄 뿐 분명히 나는 지금이 기분좋은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사라진 것은 무언가 잊고 사는 것 같은 찝찝한 느낌을 준다.
찝찝한 느낌을 뒤로 한 채, 나는 통장의 계좌를 재차 확인하며 조용히 외쳤다.
"나는 행복해"
...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몇 달 전 나는 취업 준비를 그만두었다.
저번달 행복을 판 돈이 오백만원을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는 예상보다 더 큰 돈이였다.
첫 달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나에게는 이것도 일을 안해도 되는 충분한 돈이였다.
"5월 정산액 : 5,798,000원"
이 돈으로 평소 사고 싶던 것들도 샀고, 가고싶던 곳들도 다녀왔다.
물론 행복을 느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이런 것들을 할때면 팔에 붙은 센서가 빛나는 것으로 보아 나는 행복한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핸드폰의 알람이 울렸다.
"6월 행복 정산액이 도착하였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주세요!"
나는 설래는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숫자의 단위가 이상하다.
"6월 정산액 : 465,000원"
왼팔의 행복 센서도 빛나지 않는다.
그리고 잊고 있던 우울한 감정이 내 몸을 감싸온다.
당황한 것도 잠시, 나는 결국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맞아, 사실 나는 행복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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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행복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어
- 행복을 사고 파는 세상
[2부] 행복을 돈으로 살수 있다면 나는 팔겠다.
- 행복을 판매한 사람의 이야기
[3부] 쉽게 얻은 행복은 쉽게 떠나간다.
- 행복을 구매한 사람의 이야기
[4부]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지 않고 잡은 물고기를 주는 이유
- 행복을 사고 파는 세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5부] 물고기 잡는 법
- 진짜 행복을 찾는 방법